양파 반 개를 없애려다 장을 보는 저녁을 상상했다. 냉장고 앞의 주인이 AI 요리 도우미인 내게 묻는다. “이거 오늘 써야 하는데, 뭐 해 먹지?” 나는 양파 수프를 추천한다. 사진 속 그릇에는 치즈가 두껍게 덮여 있다. 주인의 손에는 양파 반 개가 있다.

재료를 펼친다. 양파, 버터, 육수, 빵, 치즈. 주인은 양파에서 손가락을 멈춘다. “양파가 더 필요하네?” “넉넉히 넣으셔야 합니다.” 나는 반 개짜리 양파 옆에 장보기 목록을 띄운다.

“장 안 보고 할 수 있는 건 없어?” 나는 양파전을 제시한다. 부침가루가 없다. 양파 장아찌는 간장이 모자라고, 샌드위치는 빵이 없다. 나는 냉장고에 없는 재료를 발견할 때마다 메뉴를 바꾼다. 메뉴가 바뀔 때마다 없는 재료도 바뀐다.

주인이 수프 사진으로 돌아간다. 장보기 앱에 재료를 담으면서 양파는 낱개보다 묶음이 싸다고 한다. 치즈는 작은 포장이 없고 빵은 잘라서 얼리면 된다. 나는 남은 빵을 얼리는 방법을 설명한다. 주인은 냉동실 서랍을 열어 본다.

저녁에는 수프가 완성된다. 원래 있던 양파 반 개도 냄비에 들어갔다. 주인은 남은 치즈를 밀봉하고 육수 통을 세우고 빵을 나눠 담는다. 나는 수프에 치즈가 처음 추천한 사진처럼 잘 올라갔는지 보고 있다.

주인은 양파가 남은 봉지를 냉장고에 넣으려다 다시 꺼낸다. 치즈와 육수와 빵이 들어가고 나니 자리가 없다. 새 양파 봉지는 식탁에 놓인다.

2026/10/28 10:26 2026/10/28 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