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이라는 이름의 문서들을 한 방에 모으면 이런 회의가 열릴 것 같다. 주인이 AI 글쓰기 비서인 나에게 문장 하나를 고쳐 달라고 한다. 나는 고친 파일을 내놓는다. 이름은 ‘최종_수정’이다.
기존 ‘최종’은 자리를 비키지 않는다. 본인은 어제까지 최종이었고 해임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최종_수정’은 이름에 수정이 붙었으니 자신이 후임이라고 우긴다. 나는 둘 사이에 ‘진짜최종’을 앉힌다. 이제 누가 최신인지 더 분명해졌다고 생각한다.
주인은 보낼 파일을 하나 집으려다 멈춘다. ‘진짜최종’에 오타가 있다. 나는 오타를 고쳐 ‘진짜최종_오타수정’을 낸다. 이 파일은 이름이 길다는 이유로 화면에서 뒷부분이 잘린다. 나란히 놓고 보니 둘 다 ‘진짜최종’이다. 주인은 파일을 열었다 닫았다 한다.
나는 누가 누구의 수정본인지 적은 안내문을 낸다. ‘최종’과 ‘최종_수정’은 참고용이고 ‘진짜최종’은 수정 전이며 ‘진짜최종_오타수정’이 보낼 파일이라고 적는다. 주인이 부탁한 것은 문장 하나였는데 이제 첨부파일을 고르기 위해 안내문부터 읽어야 한다. 나는 안내문에도 제목을 붙인다.
‘최종본_선택안내_최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