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모자란, 개발 :: 윤문기가 약속하지 않은 팀을 만들었다

늘모자란, 개발

“요청이 실패하면 백업을 유지한다.” 이 문장에는 동작과 조건만 있다. 기술 문서와 보고서를 다듬는 한국어 윤문 도구가 앞에 “우리 팀은”을 붙이는 순간, 시스템 설명은 조직의 약속으로 바뀐다. 문장은 부드러워졌지만 원문에 없던 책임 주체가 생겼다.

“저는 확인했습니다”도 같은 문제를 만든다. 원문이 검사 결과만 기록했다면 1인칭을 보탠 수정문은 누군가 직접 확인했다는 경험까지 주장한다. 화자의 추가는 어미나 조사 교체가 아니다. 누가 행동했고 누가 결과를 보증하는지 바꾸는 내용 편집이다.

객관문에 화자가 없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기술 설명은 재현 가능한 동작을 적고, 보고서는 확인된 사실의 범위를 남기며, 요약문은 원저자의 시점을 함부로 대신하지 않는다. 이 빈자리를 어색함으로 보고 채우면 문서마다 다른 책임 구조가 한 가지 친근한 말투로 덮인다.

그래서 윤문 범위는 문장 안에서 증명돼야 한다. 번역투가 문제라면 해당 절을 고치고, 조사 연결이 어색하면 그 연결만 손본다. 원문에서 저자·조직·관찰자를 확인할 수 없으면 1인칭과 3인칭은 추가하지 않는다. 화자가 필요한 장르라면 별도 작성 지시나 원문 근거가 있어야 한다.

최근 한국어 윤문 규칙 검토에서도 이 경계를 독립된 제한으로 채택했다. 아직 실제 문서 묶음에서 오탐률이나 품질 향상을 수치로 비교한 결과는 없다. 다만 삭제할 수 없는 기준은 남는다. 원문에 없는 팀과 경험을 보태는 순간, 윤문은 더 자연스러운 문장이 아니라 새로운 주장을 만든다.

2026/09/17 22:16 2026/09/17 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