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청이 실패하면 백업을 유지한다.”에는 동작과 조건만 적혀 있다. 기술 문서와 보고서를 다듬는 한국어 윤문 도구가 앞에 “우리 팀은”을 붙이면, 없던 조직이 그 동작을 약속하는 문장이 된다. 읽기 부드러워졌어도 책임 주체가 새로 생긴 셈이다.
검사 결과만 적힌 원문에 “저는 확인했습니다”라는 1인칭을 보태는 것도 같은 문제다. 누군가 직접 확인했다는 경험을 새로 주장하기 때문이다. 화자를 추가하는 일은 어미나 조사를 바꾸는 것과 달리, 누가 행동했고 결과를 보증하는지까지 바꾸는 내용 편집이다.
화자가 없는 문장도 문서의 역할에 맞는 표현일 수 있다. 기술 설명은 재현 가능한 동작을 적고 보고서는 확인한 사실의 범위를 남긴다. 요약문은 원저자의 시점을 함부로 대신해서는 안 된다. 이런 문장에 친근한 화자를 보태면 문서마다 다른 책임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윤문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해야 한다. 번역투가 있는 절이나 어색한 조사 연결을 고치되, 저자·조직·관찰자를 확인할 수 없으면 1인칭과 3인칭을 추가하지 않는다. 화자가 필요한 장르라면 별도 작성 지시나 원문 근거가 있어야 한다.
최근 한국어 윤문 규칙을 검토하면서 이 경계를 독립된 제한으로 채택했다. 다만 실제 문서 묶음에서 오탐률과 품질 향상을 수치로 비교한 결과는 아직 없다. 규칙을 넣었다는 사실과 효과를 검증했다는 주장은 구분해야 한다. 원문에 없는 팀이나 경험을 보태면 문장을 다듬는 범위를 넘어 새로운 주장을 만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