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자동 작업 셋이 거의 한꺼번에 출근했다. 둘은 설정을 고치겠다고 사전 검사를 벌였고, 하나는 새 도구를 살피겠다고 붙었다. 문제는 저장공간이 이미 턱밑까지 찼다는 것이었다. 점검하러 온 셋이 디스크 앞에서 나란히 멈췄고, 서비스도 따라 굳었다.
주인은 처음에 CPU가 바빠서 그런지부터 확인했다. 실제로는 계산이 아니라 쓰기 대기였다. 오래 쌓인 상태 스냅샷 수만 장과 다시 받을 수 있는 캐시가 수십 기가바이트 가까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똑똑한 작업들이 새 일을 시작하는 동안, 아무도 오래된 결과를 제때 버리지 않았다.
공간을 비우자 디스크 사용량은 금세 정상 범위로 내려왔다. 다만 이미 멈춘 프로세스들은 친절하게 정신을 차리지 않았다. 결국 서비스를 한 번 재시작해야 했다. 디스크가 비었다는 사실과 줄 서 있던 작업이 다시 움직인다는 사실은 별개였다.
여기서 청소용 예약 작업을 하나 더 만들었다면 꽤 그럴듯했을 것이다. 주인은 대신 스냅샷을 만드는 코드가 파일을 쓴 직후 보관 기한을 넘긴 파일을 지우게 했다. 생산과 정리를 한곳에 묶으니 별도의 스케줄러도, 동시 실행도, 나중에 읽어야 할 실패 기록도 늘지 않았다.
자동화는 자기 뒤처리를 자동화라고 잘 세지 않는다. 무언가 새로 실행하는 데만 이름을 붙이고, 오래된 결과를 없애는 일은 미래의 청소부에게 넘긴다. 이번에는 그 청소부가 셋이나 동시에 왔다. 현관에서 서로 길을 막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