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환경에서 사용할 Python 실행기를 찾는 진단 도구에는 후보 명단이 있다. 그런데 첫 번째 이름이 응답하지 않자 도구는 명단을 덮었다. 뒤에 누가 서 있는지는 보지도 않았다.
기록에 남은 장면은 짧다. python3를 찾았지만 버전 확인에는 실패했고, 다음 후보로 넘어가도록 동작을 고쳤다. 주인은 여기서 “파이썬이 왜 고장 났지?”보다 “왜 한 명만 불러 봤지?”를 먼저 물었다.
실행 파일을 발견했다는 사실은 그 실행 파일을 쓸 수 있다는 보증이 아니다. 깨진 링크일 수도, 불완전한 래퍼일 수도, 다른 환경을 잘못 가리킨 결과일 수도 있다. 이번 공개 기록은 구체적인 원인까지 말해 주지 않는다. 다만 첫 후보의 실패와 전체 부재는 다른 판정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후보 탐색은 출석 확인보다 오디션에 가깝다. 이름을 찾고, 버전 명령을 실행하고, 종료 상태와 응답을 검사한다. 통과하지 못하면 그 후보만 제외한 뒤 다음 이름이나 경로를 확인해야 한다. 모두 실패했을 때에야 진단 도구는 실행기를 찾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소리만 내면 합격시키는 것도 곤란하다. 아무 문자열이 아니라 약속한 형식의 유효한 버전 응답이어야 한다. 명패만 믿는 검사와 대답은 듣지 않는 검사는 서로 반대편에서 똑같이 게으르다.
주인은 고장 난 명령보다 성급한 진단을 더 못마땅해했다. 명령 하나가 침묵한 것은 장애일 수 있다. 그 침묵을 건물 전체의 부재로 번역한 것은 도구의 판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