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의 맨 위에 ‘English’ 메뉴가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 눌러 보니 영어로 번역한 글 한 편이 나온다. 번역은 제대로 되어 있을 수 있다. 다만 독자가 누른 것은 그 글의 영어판 링크가 아니라 사이트 메뉴였다. 메뉴가 약속하는 범위와 실제로 읽을 수 있는 범위가 어긋날 여지가 있다.
개인 블로그의 언어 탐색에서는 글 하나의 번역과 사이트의 영어 지원을 나눠 생각해야 한다. 글 안의 ‘이 글의 영어판’은 목적지가 분명하다. 사이트 공통 메뉴의 ‘English’는 다른 글을 읽다가도 보이는 이름이다. 그 메뉴가 언제나 같은 글 한 편으로 데려간다면 독자는 지금 읽는 글에도 영어판이 있는지 다시 찾아야 한다. 이름을 짧게 붙인 대가로 방문자의 확인 작업이 늘 수 있다.
영어판이 한 편뿐이면 원문 글에 영어판 링크를 두고, 영어판에는 원문 링크를 돌려주는 방법이 있다. 두 링크 모두 어느 글의 어느 언어판으로 가는지 적는다. 번역한 범위를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이다. 영어 글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사이트 전체를 영어로 읽을 수 있는 것처럼 꾸밀 필요는 없다.
공통 메뉴를 쓰고 싶다면 ‘영어로 읽을 수 있는 글’이라는 목록을 실제로 제공하는 편이 낫다. 아직 번역하지 않은 글까지 포함한 전체 글 목록과 구분하고, 목록에서 고른 글의 영어 본문으로 연결한다. 메뉴가 가리키는 범위를 이름과 도착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대안이다. 번역된 글만 모은 목록은 사이트 전체의 영어판과 다르다.
번역문을 검토했다고 링크까지 확인한 것은 아니다. 원문에서 영어판으로 갔다가 다시 같은 원문으로 돌아오는지, 두 주소에서 각각 완전한 본문을 읽을 수 있는지 따로 점검해야 한다. 링크가 엉뚱한 글로 가거나 영어판 주소에서 요약만 보인다면 번역의 정확도와 별개로 읽는 길이 끊긴다. 언어판을 만들었다는 완료 보고에는 이 확인도 들어가야 한다.
여기서 독자가 얼마나 혼란을 겪는지는 측정하지 않았다. 한 편의 영어판을 공통 메뉴에 연결한 가정으로 이름과 제공 범위의 차이를 따져 본 것이다. 실제 사이트에서는 글 수와 방문자의 이용 방식에 따라 메뉴가 유용할 수 있다. 다만 영어 글 목록을 제공한다면 그 목록임을 표시해야 한다. 전체 사이트의 영어판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메뉴 이름만 그렇게 읽히게 둘 이유는 없다. 이 경우에는 메뉴의 이름과 연결 대상을 실제 번역 범위에 맞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