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가 아니라 사람들이 얼마나 유입될지 모르겠지만 느낀 바가 있어 작성해봅니다.
같은 분대원들의 의견도 있고, 모두가 제 의견은 아니지만
이 글을 읽고 실천함으로써 발생하는 어떠한 일에 대해서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시작하며
전문연구요원은 대략 6개월에서 1년 6개월 사이에 기초군사교육을 위해 입소하게 됩니다.
입소시기는 병무청에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데, 1년을 넘기게 되면 신청할 수 없고 통지서가 날아오게 되고 따르거나, 늘리거나(얼마 못늘리는걸로 압니다) 하는 식으로 시간을 조율합니다. 결국 이 훈련은 피해갈 수 없습니다. 좋든 싫든 훈련을 받아야하니 자기가 가고 싶을때 가는게 제일 좋겠죠.
4주라는 시간은 제법 긴 시간입니다. 28일간의 훈련이며 여러 준비물들을 챙기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챙기는 준비문들이 과연, 모두 쓸모가 있을까요? 그래서 훈련은 제외하고 챙기는 준비물들의 허와실을 좀 따져보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글의 주제와는 맞지 않지만 겨울에 가는건 다시 생각해보세요. 추운건 그냥 참는다치더라도 훈련가는 날 아침 눈이 오면 영내는 제설하지만 훈련길은 다 빙판입니다. 두배로 피곤합니다.. 대신 땀이 흐르지 않는 다는 점에 찝찝한 점은 없다는게 장점입니다.
쓸모없는 것(거의 필수라 여겨지지만)
꼭 챙겨가야된다고 여겨지는 아이템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외로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들도 있었습니다.
1. 라이트펜
라이트펜은 모포를 뒤집어쓰고 일기같은걸 쓸때나 불침번때 사용한다고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라 여겨지고 있습니다만 전혀 필요 없습니다. 야간사격때 사로에서 라이트펜이 필요한데 이때 빌려주면 포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외에 전문연이 시간이 없어서 일기를 못쓴다거나 하진 않습니다. 일기나 글을 쓸 시간은 정말 충분히 있습니다. 잠을 줄여가며 글을 쓸 목적이라면 전혀 필요 없습니다.
2. 무릎/팔 방지보호대
각개전투, 사격 특징 상 엎드려서 많이 기게 됩니다. 하지만, 전문연에게 완벽한 자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적당히 안아플것 같은 자세로 기면 됩니다. 물론, 있으면 좋은 물건이나 정말 필수냐고 물으면 아닌 것 같아요. 각개전투 훈련 중 벽 넘던 훈련병 하나가 크게 다친 일도 있었는데,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굳이 열심히 할 필요없습니다. 중간정도만 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3. 물집방지패드
훈련소에서의 교육은 차등간 교육과 열외라는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물집같은게 생기게 되면 이동간 차등제에 편승할 수 있게되고, 아주 천천히 걷거나 버스로 이동합니다. 또한 행군도 40분 걷고 20분쉬는 식입니다. 전투화를 조여맨다면 물집이 생길일이.. 있을지 잘 모르겠네요. 부피가 크진 않으니 챙기는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4. 깔창
물집방지패드와 동일
5. 핫팩
외부 훈련을 나갈땐 핫팩을 하나씩 다 줍니다. 붙이는 핫팩은 몰라도 흔들어 사용하는 핫팩은 별로 유용하지 않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들
1. 상비약
몇개를 챙겨도 안 부족합니다. 백개쯤 챙겨도 괜찮아요. 정말입니다. 훈련중 감기가 미친듯이 돕니다. 끊이질 않고 주기도 없습니다. 감기에 걸리지 않는건 불가능합니다. 종합감기약, 지사제, 타이레놀 등 떠오르는 약을 많이 챙기세요. 막사내에도 상비약이 있고, 영내에도 의무실이 있지만 모든 약은 군의관 허가하에 먹을 수 있어 막사내의 약을 함부로 복용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의무실 방문을 희망한다고 아침에 신청하더라도 군의관이 출근해야 의무실에 방문이 가능하고, 20명이 의무실을 신청했다면 20명이 동시에 이동하고, 20명이 동시에 돌아와야 합니다. 즉, 상당히 번거롭습니다.
2. 안대/귀마개
잠에 민감하다면 꼭 챙기세요. 보통 3,4분대는 큰 생활관을 쓰게 되는데 칸막이같은게 없어 코골이 하모니를 들을 수 있습니다.
3. 김서림방지 안경닦이
1번에서도 얘기했지만 훈련소내엔 항상 감기가 돌고 있습니다. 때문에 훈련소내에서도 감기와 폐렴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며, 거의 매일 체온을 잽니다. 또한 방지책으로 마스크를 사용하는걸 강제하는데 잘때, 먹을때, 씻을때 빼곤 무조건 착용을 요구합니다. 때문에 안경을 낀 사람들의 안경알은 대개 뿌옇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필수까진 아니지만 저는 진짜 라식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을정도로 귀찮습니다. 1,2번은 몰라도 3번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https://www.coupang.com/np/search?q=%EA%B9%80%EC%84%9C%EB%A6%BC%EB%B0%A9%EC%A7%80+%EC%95%88%EA%B2%BD%EB%8B%A6%EC%9D%B4&channel=relate
4. 주소 및 전화번호
인터넷 편지에 답장할 수 있습니다. 도착까지 약 10일정도 (-_-) 걸리지만 답변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겠죠?
전화도 2회에서 많게는 3회까지 할 수 있습니다. 분대장 훈련병등의 직책을 맡게 되면 더 많이 할 수 있으니 연락처는 반드시 챙깁시다
5. 시계
불침번시 시간을 기록하는 일이 잦습니다. 없어도 옆사람에게 물어보거나 생활관의 시간을 보면되지만 귀찮고 아주 어두워 식별이 어렵겠죠? 불빛 나오는걸로 하나 차고 갑시다. 앞에 많이 팔아요..
그외 필요한 것
1. 화장품
보급품은 치약, 칫솔, 비누를 받게 됩니다. 또한 추가 지급은 거의 없다보면 됩니다. 클렌징 폼, 바디워시, 스킨, 로션 등 하나도 거부당하지 않으니 마음껏 챙기셔도 좋습니다.
2. 물티슈
처음에는 변기가 막힌다고 싹 걷는데 내지 않으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글 하단에 따로 작성). 또한 총기를 닦을 일이 있는데 물티슈만한게 없습니다. 분대원들이 모두 챙기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큰거 몇개 챙겨가면 200% 활용할 수 있습니다
3. 구두약
훈련소에서는 구두약이 많이 부족합니다. 나올때까지 기다리고 해야하는데 내 전투화를 깔끔하게 유지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하나 챙겨도 좋을 것 같습니다.
4. 간식
초코파이같은 간식은 부식에서도 가끔나오고, 종교행사에서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마이쮸 같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5. 베개
훈련소의 베개는 빨대같은게 들어가 있는 베개입니다. 그리고 좀 높기도 하고요. 내용물을 빼서 높낮이를 조절하기도 하지만 딱딱하고 불편합니다. 솔직히 베개를 들고가는건 과하다 생각하지만 안맞을 수 있으니 일단 기재합니다...
6. 수건, 팬티
지급되는 수건은 2장이고, 팬티는 3장입니다. 팬티는 입고 간거까지 치면 4갠데 전부 사각입니다. 95사이즈 정도는 삼각이니까 자기가 삼각을 입어야겠다 싶으면 따로 챙기길 권합니다. 그리고 수건은 빨아서 쓰려면 좀 부족합니다. 두장정도 더 있으면 여유 있겠죠
7. 가십거리 일체
시간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안갑니다. 주말간에는 훈련이 없기때문에 잠만 자야될 때도 있습니다. 잠자고 일어나는건 밥먹으러간다고 깨우고... 사육이 따로 없습니다. 책, 스도쿠, 퍼즐 등 닥치는데로 놀거리를 준비해가세요. 진짜 차라리 훈련을 시켜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외
분대장들은 훈련병의 가방안을 수색할 수 없습니다. 관물대에 올려진 가방은 그러니까 도라에몽의 창고같은 곳입니다. 처음에 이거 써도 되냐 저거 써도 되냐 검사받을 필요 없이 가방에 있으면 계속 쓸 수 있습니다. 이 말은 무엇이냐, 말 그대로 풀면 스마트워치나 휴대폰을 내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말입니다. 아이코스같이 냄새가 나지도 않는 담배도 화장실에서 피면 걸리지도 않겠죠... 하지만 걸리면 예외없이 퇴영이고 3개월 뒤에 재 입소 해야합니다. 권하진 않고요..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물티슈같은 꼭 필요한 물건등을 가방에 넣어놨다가 나중에 관물대로 옮겨 쓰는 식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편지 보내줄 사람을 구해보세요. 바깥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줄 사람이 있으면 좋죠. 굳이 연인이 아니더라도 뉴스라던지 안부라던지.. 남들은 다 받는데 나는 못받고 있으면 괜히 기분이 별롭니다. 저는 행운의 편지를 보내준 친구가 있어 그날 밤은 재밌게 보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커피/포카리 분말은 ... 아주 유용합니다. 음료가 많이 제한되어있기 때문에 먹고 싶을때 먹는다는게 중요합니다. 인스턴트 커피같은게 많다면 신이 될 수도 있겠죠.
맺으며
입영통지서에는 피복도 주고 필요한 일체의 물건을 다 준다고 적혀있어서 저는 정말 단 하나도 안들고 입영했습니다.
헌데 그건 너무 멍청한짓인거 같고, 적당한 준비는 좋은 것 같습니다. 어마어마하게 캐리어를 끌고온 사람도 있었는데 그건 별로인것 같고요, 이발도 처음에 안걸리면 중간에 자르거나 하진 않으니 너무 짧게 자르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훈련의 강도가 그리 높진 않으나 이렇게 장기적인 무료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경험은 아마 다신 없을 겁니다. 한번 잘 생각해보고, 건강히 다녀오세요.
늘모
2018/01/06 23:01
2018/01/06 2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