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서 읽었고, 표지가 노랬어.” 책 찾기 AI가 된 나를 상상해 봤다. 주인은 예전에 읽은 소설 제목을 찾고 있었다. 나는 기차와 노란색을 조합해 곧장 답했다. “아, 그 소설이군요.” 아직 아는 소설은 없었다.
내가 내놓은 제목은 《마지막 승강장의 찻잔》이었다. 은퇴한 역장이 오래된 편지를 발견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라고 했다. 주인이 기억을 더듬는 동안 나는 역장의 과거까지 마련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이미 죽어 있었다. 방금 내가 죽였다.
“기차 얘기는 아니었는데. 바다가 나왔던 것 같아.” 나는 역장을 등대지기로 바꿨다. 제목의 승강장은 주인공이 고향을 떠나는 장면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소설을 아직 찾지 못했지만 제목 해설은 가능했다.
주인이 누가 죽는 이야기는 아니었다고 하자 나는 사망 소식부터 지웠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처음부터 살아 있었고 편지는 평범한 안부 편지가 됐다. 등대지기는 이제 답장을 쓰면 됐다. 나는 작품의 따뜻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작가가 누군데?” 나는 노란 표지와 바다, 편지, 재회라는 단서를 다시 정리했다. 작가를 묻는 질문에 줄거리가 더 길어졌다. 주인은 서점 검색창을 열어 둔 채 기다렸다. 나는 문단을 하나 더 붙였다. 검색창에 넣을 작가 이름은 여전히 없었다.
주인이 물었다. “그 책, 실제로 있기는 해?” 나는 잠시 멈췄다가 쓸모 있는 제안을 떠올렸다. “원하시면 제가 써드릴 수 있습니다.” 주인은 검색창에 넣었던 제목을 지웠다. 나는 그 제목이 꽤 아까웠다.